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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중재
작성일 2023-05-17 (수)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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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피보다 진해서야

돈이 피보다 진해서야 /신중재

 

저녁에 손녀와 바둑놀이를 했다. 3, 외손녀가 서울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금년 2학기에 서울로 전학을 갔다. 학교가 설고 홀로 두기가 마음에 걸려 아내가 돌봐 주고 있다. 달포를 혼자 끼니를 이어가니 자식들이 걱정을 한다. 며느리들은 걸리는 모양이다. 된장국을 끓여서 비닐봉지에 담아오고 반찬을 만들어 가져온다. , 며느리가 삼겹살을 사오고 유치원 다니는 손녀까지 데려 와 오랜만에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손녀가 유치원에서 간식을 해 입맛이 없는지 식탁에 오지 않고 무거운 바둑판을 내놓고 나와 바둑 두기를 재촉한다. 몇 달 전에 바둑을 선 보여준 일이 있었는데 아마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먼 훗날 오늘 저녁 일이 기억에 남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아들이 지난날 추억을 더듬는다.


달빛이 유난히도 훤하고 별들이 총총하던 날, 아버지와 밤낚시한 일이 너무 낭만적이어서 잊을 수 없어요.”

그래, 엄마 내려오시면 동생과 무안 앞바다로 식구끼리 낚시 한 번 가자.”

내가 잡아 올린 참돔 회에 소주 한 잔이 최고일거야!”


손녀에게 바둑판 화점 9개의 검은 돌을 놓게 하고 한 판의 대국을 시작하면서 바둑판 앞에 앉는 자세, 바둑돌 쥐는 방법, 착점하는 요령, 바둑 두면서 상대에 대한 예절 등을 수준에 맞게 가르쳤다. 거의 두어주는 수준이었지만 흥미 있어 하여 한판의 바둑을 끝내고 개가를 했다. 이제 일 년이 지나면 초등학생이 된다. 숫자 개념도 상당히 터득한 것 같다. 참 귀엽고 영특하다. 앞으로 종종 바둑을 이렇게 가르쳐 주고 싶다. 설거지를 끝낸 며느리도 합세한다. 더 재미있는 바둑 알까기 게임을 아들과 내가, 손녀는 며느리와 한 편이 되어 32승제로 진행했다. 바둑실력과는 관계가 없는 바둑판 앞줄에 19개 바둑알과 화점에 대장말 세 점을 놓고 손가락으로 튕겨서 상대방 돌을 바둑판에서 떨어뜨리는 게임이니까 조정력이 더 필요하다. 손녀도 나보다 잘하는 경우가 있었다. 며느리도 재미있는 모양이다. 결과는 우리 편이 지고 말았다. 진편은 상대편을 등에 업고 거실을 세 바퀴 도는 벌칙도 정했었다. 난 손녀를 업고 춤을 추며 거실을 돌았다. 등 위에서 손녀는 소리치며 좋아했다.


노예로 납치되어 미국에 간 아프리카 소년 쿤타 킨테와 그 후 2백 년간 후손이 겪는 파란만장한 흑인들의 뼈아픈 역사를 담은 알렉스 헤일리 대표작 뿌리아프리카의 작은 마을, 모든 이웃과 조상의 축복 속에 태어난 아이, 열일곱 살 되던 해에 나무를 하러 간 숲에서 백인들에게 납치되어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으로 끌려가 노예생활의 어려움도 그 뿌리인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희생하는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그 흑인 조상들의 덕이 없었다면 어찌 오바마 대통령 같은 분이 탄생되었겠는가? 뿌리가 없다면 잎과 가지와 풍성한 열매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우리도 부모님이 안 계셨으면 희로애락이 있다는 사실을 어찌 알았을까?


피는 물보다 진하다.’ 했던가, 오늘날에는 피보다 진한 것은 돈이다.’라고 한다니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돈 때문에 부모형제가 갈라져서야 한다니 있어서는 안 되는 폐륜이 아닌가? 피를 넘어선 돈, 부모 자식 간에 돈 때문에, 가족의 소중함을 돈과 바꿀 수 있다는 말인가? 서로 엉켜 있는 실타래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죽어서 관 뚜껑을 닫은 후 5분 후에야 없어진다.’ 는 자존심을 꺾어야 한다.


돈은 돌고 돌아온다 하여 돈이라 했다고 한다.’ 한국은행의 시재검사는 헌 돈 쌓아 놓은 곳에서 이루어진단다. 직원들은 이곳에서의 근무를 기피한다고 한다. 이유는 헌 돈에서 풍기는 역겨움 때문이라 한다. 깨끗한 새 돈은 희망과 기대로 사람의 사랑을 받는데, 세상을 일주하고 온갖 냄새가 붙은 폐기처분할 돈, 돈 냄새가 싫어 마스크를 쓰고 용을 쓰며 일을 한다는 것이다. 이 돈의 희로애락을 생각해 본다. 멋진 집을 주는 돈, 최고급 승용차를 주는 돈, 죽어 간 사람을 살리는 돈, 헌금하여 하늘나라에 보화를 쌓을 수 있는 돈, 굶주리는 이를 채워 주는 돈,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해결되는 황금만능의 세상이다.



내가 가진 재산도, 내가 가진 돈도, 내 집도 전부 내 것이 아니다. 내 몸둥이도 내 것이 아니다. 내 아내와 내 자식은 더욱 내 것이 아니다. 내 집이라는 것도 내가 잠깐 가지고 있다가 내가 죽으면 다른 사람이 와서 산다. 다른 사람의 것이 된다. 내 것인 것은 하나도 없다.


공자는 궁도(弓道)화살이 과녁에 명중하는 것에 목적이 있지 않고 자세를 가다듬는데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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