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피보다 진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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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재 작성일23-05-17 18:00 조회528회 댓글0건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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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_돈이_피보다_진해서야.hwp (113.0K) DATE : 2025-07-17 12:36:06 다운로드 : 554회 2025-07-17 12: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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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피보다 진해서야 /신중재
저녁에 손녀와 바둑놀이를 했다. 중3, 외손녀가 서울 예술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금년 2학기에 서울로 전학을 갔다. 학교가 설고 홀로 두기가 마음에 걸려 아내가 돌봐 주고 있다. 달포를 혼자 끼니를 이어가니 자식들이 걱정을 한다. 며느리들은 걸리는 모양이다. 된장국을 끓여서 비닐봉지에 담아오고 반찬을 만들어 가져온다. 또, 며느리가 삼겹살을 사오고 유치원 다니는 손녀까지 데려 와 오랜만에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손녀가 유치원에서 간식을 해 입맛이 없는지 식탁에 오지 않고 무거운 바둑판을 내놓고 나와 바둑 두기를 재촉한다. 몇 달 전에 바둑을 선 보여준 일이 있었는데 아마 재미있었던 모양이다. 먼 훗날 오늘 저녁 일이 기억에 남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데, 아들이 지난날 추억을 더듬는다.
“달빛이 유난히도 훤하고 별들이 총총하던 날, 아버지와 밤낚시한 일이 너무 낭만적이어서 잊을 수 없어요.”
“그래, 엄마 내려오시면 동생과 무안 앞바다로 식구끼리 낚시 한 번 가자.”
“내가 잡아 올린 참돔 회에 소주 한 잔이 최고일거야!”
손녀에게 바둑판 화점 9개의 검은 돌을 놓게 하고 한 판의 대국을 시작하면서 바둑판 앞에 앉는 자세, 바둑돌 쥐는 방법, 착점하는 요령, 바둑 두면서 상대에 대한 예절 등을 수준에 맞게 가르쳤다. 거의 두어주는 수준이었지만 흥미 있어 하여 한판의 바둑을 끝내고 개가를 했다. 이제 일 년이 지나면 초등학생이 된다. 숫자 개념도 상당히 터득한 것 같다. 참 귀엽고 영특하다. 앞으로 종종 바둑을 이렇게 가르쳐 주고 싶다. 설거지를 끝낸 며느리도 합세한다. 더 재미있는 바둑 알까기 게임을 아들과 내가, 손녀는 며느리와 한 편이 되어 3전 2승제로 진행했다. 바둑실력과는 관계가 없는 바둑판 앞줄에 19개 바둑알과 화점에 대장말 세 점을 놓고 손가락으로 튕겨서 상대방 돌을 바둑판에서 떨어뜨리는 게임이니까 조정력이 더 필요하다. 손녀도 나보다 잘하는 경우가 있었다. 며느리도 재미있는 모양이다. 결과는 우리 편이 지고 말았다. 진편은 상대편을 등에 업고 거실을 세 바퀴 도는 벌칙도 정했었다. 난 손녀를 업고 춤을 추며 거실을 돌았다. 등 위에서 손녀는 소리치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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